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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기업, 기업인!] <20>노희찬 삼일방직 회장

출처매일신문

등록일2022.12.16

조회수768

"대구경북 섬유업계 거목" 노희찬 회장의 삼일방직 올해 50주년
섬유업계 최초 디지털 트윈 구축, ESG 공시 보고서 발간으로 발 빠른 대응
“산업 트렌드에 기민한 대응 중요, 친환경-ESG 기업으로 거듭날 것”


지난 12일 경북 경산 삼일방직 1공장에서 노희찬 회장이 최첨단 방적설비 "Air-jet" 소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경북의 근간인 섬유산업은 과거 영광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섬유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섬유업계의 거목" 노희찬(79) 회장이 이끄는 삼일방직㈜은 금탑산업훈장(2012년), World Class 300선정(2013년), 미국 진출(2017년) 등 간판급 섬유기업 위상에 걸맞게 최첨단 친환경 ESG 기업을 표방하며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도 이제 준비 단계에 들어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서는 벌써 "ESG 공시 보고서"를 발간해 대구상공회의소와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ESG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디지털 전환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섬유업계 최초로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의 공장을 가상세계에 구현)을 만들었다.
아울러 노 회장은 약 10년 전부터 친환경 경영에 관심을 보이며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삼일방직은 대다수 섬유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경북 경산 삼일방직 본사에서 노 회장을 만났다.


-올해가 창업 50주년 되는 해다.

▶1972년 삼일섬유가공공업사가 시작이니 올해 꼭 50년이 됐다. 섬유업계 입문으로 따지면 6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창업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일과는 똑같다.

오전 출근해 현장을 둘러보며 직원들과 소통한다. 오후에도 한 차례 더 현장을 둘러본다. 공장을 두세 바퀴 돌면 1만보가 되니 운동은 덤인 셈이다.

매일 같은 일과와 달리 회사는 굵직한 변화가 많다. 2017년에는 2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스위스 기업 허만 뷸러(Hermann Buhler)의 미국 자회사 BQY를 지분 100%로 인수해 글로벌 섬유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BQY 현지 사업장을 찾아 미국과 유럽시장 매출 확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창업을 마음먹은 계기가 있는가?

▶고등학교 때부터 나만의 공장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1962년 대구공고 방직과를 전교 석차 2등으로 졸업한 뒤 취업이 보장된 제일모직 대신 실무 기술력을 배울 수 있는 내외방적을 선택했다.

주야 교대로 12시간을 근무하면서 이듬해 영남대 화공과에 진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결과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창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1972년 10월 대구 3공단에 150평 규모의 공장을 임대하며 내 사업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국내 최초로 특수 코팅가공기법을 적용한 실버코팅을 개발했고, 안정적인 창업의 틀을 마련했다.

-개발한 신소재 중에서 난연(難燃·쉽게 타지 않음) 소재가 눈에 띈다.

▶소방과 경찰, 군은 물론 산업현장에서 난연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삼일은 목재 펄프를 활용해 타지 않고 녹지 않는 친환경 난연섬유 "네번"(Nevurn)을 개발했다.

네번은 기능이 뛰어나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방복, 군복, 경찰복, 산업안전복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3년간 연구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난연 야간 적외선 전투복 소재를 개발했다.

우리 군의 전투력 증강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국방 섬유 국산화에도 일조할 수 있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연간 6천800억원에 달하는 국방섬유 예산 중 500억원 규모의 전투복만 국산화됐을뿐 피복류, 장구류 등은 저가 공세로 중국산 의존이 여전해 안타깝다. 미국 방산분야는 철저하게 미국산을 준수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중국을 통해 한국 군복을 손쉽게 입수해 게릴라식 남침 훈련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안보 현실에서 우리의 국방섬유는 국가안보를 지키는 방위산업이므로 조속한 국산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구에서 LPG 충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산업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난연 소재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국내는 고위험 근로자의 난연 근무복 법제화가 돼 있지 않다. 만약 작고한 LPG 충전소 근무자가 난연복만 입고 있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안전요원이라도 난연복을 입도록 하는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 이는 특별한 예산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국가가 시스템을 만들고 홍보만 제대로 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 걸맞게 국민 안전도 분야에서도 선진국에 걸맞은 제도가 있어야 한다.


지난 12일 경북 경산 삼일방직 본사에서 만난 노희찬 회장은 "친환경-ESG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끝없는 연구개발과 시장개척만이 살 길"이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50년간 수많은 위기가 있었을 텐데, 헤쳐나갈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가?

▶기업을 하면서 위기가 없을 수는 없다. 위기가 닥친 뒤 대응을 하면 어렵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과거 면방 시장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중국시장이 개방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지금 보면 면 100% 옷은 많지 않다. 그때부터 소재를 섞고 브랜딩하는 "혼방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는 면방을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소재를 도입하고 연구개발하며 바뀌는 시대에 맞춰 변화했다. IMF를 잘 넘긴 것도 미리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끝없는 연구개발과 시장개척만이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지역 섬유산업이 최근 다시 부흥할 기회가 왔다는 말들이 나온다.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지난 70, 80년대 국내 수출을 견인한 대표 성장산업이었지만, 90년대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오랜 기간 불황 터널에 갇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섬유산업 트렌드가 융합 소재기술과 친환경·저탄소·리사이클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역업계도 과감한 설비투자와 글로벌 브랜드 육성, 국내외 판로 확대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야 하는 전기를 맞았다.

정부와 대구시도 예산을 필요한 곳에 체계적으로 지원해 섬유업체가 강소기업이 되도록 지원했으면 좋겠다.

-본인만의 경영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선별적 무차입 경영"이다. 차입을 하게 되면 외부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변화를 위한 투자를 하려면 차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무차입 경영의 핵심은 정말 필요할 때 계획적이고 선제적으로 준비된 차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신뢰를 중시하는 인간 경영"이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일을 맡기면 중간에 간섭하지 않고 언제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고부가가치 창출"이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산출물의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눈높이의 상품과 시장친화적인 제품으로 소비패턴의 감각을 예리하게 유지하려면 항상 현장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삼일방직의 비전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중대 목표다. 삼일은 모달과 텐셀로 대표되는 친환경 신소재·신제품 개발로 시장을 확대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친환경 재생 셀룰로스 제품 비중이 약 50% 수준까지 올라왔다.

글로벌 ESG 강화 추세에 부응해 향후 고부가가치 제품인 난연소재, 산업용 소재,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섬유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말씀 부탁드린다.

▶내 기업을 성실히 운영하는 것이 결국 전 세계인에게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혁신제품을 좋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잊지 않고 있다.

그렇게 얻은 성과는 임직원에게 나누고 있다. 장학재단을 12년째 운영하면서 매년 1억3천여만원을 임직원 자녀와 지역 대학생, 실업계고 학생,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한 회사 이익금의 2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평생을 해온 일이니, 마지막까지 오점을 남기지 않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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